사내망을 이용하려면 한달마다 바꿔야 하는 비밀번호가 있다. 입사하고 숫자를 하나하나 올려봤는데 오늘 보니 그 숫자가 무려 31이다. 그러고 보면 20대 후반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제 좀 걸으면서 31개월 동안 기억할만할게 뭐가 있었을까 생각했는데 그닥 별거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또 그렇지도 않은게 독립을 했고 연애도 했고 비행기도 타봤다.
벌써 두달전이다. 올해 승격심사 대상이 되지 못했다. 항상 이런일들은 주위사람들이 더 문제다. 왜 니가 안됐냐는둥 괜찮냐는둥 불쌍하다고 까지;;;; 이런저런 질문들에 걍 웃고 넘기는게 참 피곤했는데도 불구하고 한 일주일은 잠을 잘 못잤다. 회사에 입사하면서 부터 인사상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해왔는데 역시 돈문제에 초연하기엔 아직 나는 부족한게 너무 많다.
한참 그러고 있던시기 어느 점심시간에 후딱 써버린 노래다. 그럼 두어달쯤 전에 쓴건데 이제 좀 괜찮아서 그런지 멜로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소리 녹음을 잘안하게 된다. 그래서 아직은 반주만;; 쨌든 이런거라도 해야지 . ㅎㅎ
사실 아직은 쓸데없는 가사가 대부분인 비밀글은 꽤 써놨다. 마감도 없고 압박도 없고 어쩌면 의미도 없고 무엇보다 사람이 없는 이짓을 지속하는 일은 귀찮고 어려운일이다. 하지만 하루에 한두명 남짓인 블로그인지 뭐인지 모를 이곳의 방문자수에 매일 관심을 가지는것 보니 뭐가 되었든지 간에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맘이 꾸준히 있어왔나보다.
오전에 H과장님의 깜짝방문으로 무려 한시간씩이나 근무지 이탈을 해가며 이야기를 했다. 불합격에 대해서 하반기 시험에 대해서 채점에 대해서 합격자수에 대해서 다른 합격자들에 대해서 앞으로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서 회사에 대해서 뭐 이런저런것들, 은근 위안이 되었다. 과장님은 이렇게 보는게 좋다고 했고 그말이 참 듣기 좋았다.
일년새 핸드폰을 두번 정도 바꾸며 전화번호를 하나도 옮기지 않았다. 주변에는 가족을 포함해봐도 손가락 만큼 사람이 남았다. 어느새 난 더이상 그냥은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어제는 메신져로 J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J는 왠지 우울해 보인다.괜찮다면 퇴근하고 순대국이나 먹고 싶다고 한거 같은데 마침 전화가 와서 대답을 못했다. 아마 내가 곤란해 한다고 생각했을것 같다. 그냥 한참 후에 그냥 아~ 어렵다! 고 했다. 언젠가 B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은 결국 애정의 문제라 했다. 왠지 일주일째 억울한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를 만나서 이야기를 해본지가 너무 오래 되었다. 가끔 주위사람들의 자리를 그냥 꿰어차고만 있어 왔다는 생각이 들어 한없이 민망해 질때가 있다.
사실 참 불안하다. 시험에 붙지 못한다면, 많이 저축하지 못한다면, 더 좋은 일을 하지 못한다면, 그래서 지금 같은 상처와 압박을 매일 매일 받고 살아간다면, 거기서 나를 유지하는게 가능할까? 그렇다고 조금 편해보자고 붙잡고 있던 모든 할일들이 끝나면 결국에 남아 있는게 있을까? 뭘 또 저렇게 까지 생각할게 있나, 너무 모든걸 크게 생각하는거 아닌가, 그저 나도 명확하게 고집이 없는 불평꾼이 아닌가까지 생각이 미치면 결국 원래 사는건 이런거라는 액션을 드디어 취할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버리게 된다. 글쎄 아직은 싫고 무섭다. 하지만 이것저것 따지기에는 당장 숨쉬는 비용이 너무 비싸다. 나는 분명 욕심쟁이가 아닌데,
과장님한데 만약에 이번에 붙었더라면 사람들을 조금 모아서 공연이나 다녀볼까 했다는 말을 했다. 과장님은 여가를 즐기려면 결혼도 하고 학업도 마치고 얘도 낳고 40까지는 정신이 없고 이후에나 좀 시간이 될거라 했다. 나는 그다지 많을걸 원하지 않았는데, 여가한번 부려보자고 10년을 지불하라니 아 정말 빡빡하다. 비싸다.
하지만, 그곳에서 우린 절망대신 함께 배를 띄우는 법을 배웠어. 쏟아지는 눈물방울에 어둠을 묶고 우린 작은 배를 띄웠어. 매일밤 우리는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 불안에 먹히지 않으려 우린, 지어지지 않는 애먼 웃음을 힘껏 지어봐야 했어.
하지만, 그곳에서 우린 절망대신 함께 배를 띄우는 법을 배웠어. 쏟아지는 눈물방울에 어둠을 묶고 우린 작은 배를 띄웠어. 물길은 배를 싣고 울음이 이끄는 대로 저멀리 수평선을 향해 어딘지 모를 골짜기를 향해 그렇게 어둠을 사라졌어. 부둥켜 안은채 매일밤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울었어.
오늘 기준으로 블로그에 올려놓은 자작곡이 9곡이 된다!! 이런식으로 순수취미청승을 떠는 사람으로써 쨌든 사실 하고 싶었던 스타일들은 요렇게가 됩니다.
1순위. Devics, Alone With you
도입부의 아르페지오나 중간에 기타솔로라고 하기 민망한 솔로나 뿌잉뿌잉 신디사이져 하며 보컬하며 곡 구성하며 아 정말 싫은게 하나도 없는 노래. 아 너무좋다. ㅠㅠㅠㅠㅠㅠㅠ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이 60%는 족히 들어가 있는거 같다. 화성적인 기본이 전혀 안되어 있어서 그리고 약간이라도 블루지한 필이 전혀 없어서 안되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런거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Devics 노래 다 좋다!!
2순위 Arco, Happy new year
아르코는 보컬도 멜로디도 좋지만 사실 가장 좋은건 가사!!
.
happy new year - the world just keeps turning
day into night, night into day
holding on tight, millions all hoping
something like love will light up the way
..
happy new year to everyone hurting
praying this time it all becomes clear
here when the light is pale and uncertain
happy new year
happy new year
요런 헛헛하고 쓸쓸한 가사를 쓰고 싶었으나 내 가사는 항상 좀 찌질한거 같아. 좀 더 격하고 소란스러운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봐야지. 하지만 것도 좋으네!! 가사가 맘에 안들면 혼자있어도 절대 부를수가 없어. 민망해서.. ㄷㄷ
쓰고 있는 가사에 대한 불만은 코드나 편곡에 대한 불만의 0.0017%도 안되지만 즉 요샌 쫌 잡혀간다는 느낌이 들지만 사실 항상 내 맘속엔 이런 가사를 써보고 싶은 바램이 있습니다!!
3순위. Elliot Smith, Say yes (live)
가사 좋고, 목소리 좋고, 멜로디 좋고, 아 정말 다 좋지만 3순위로 선정해본 이유는 기타가 정말 좋다.
간단하게 악기를 구성하고 싶고 (혹은 그럴수 밖에 없고, 친구가 없어서... ㅠㅠ) 음악에 기타연주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나같은 사람한테는 (반대는 기타연주에 음악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엘리엇 스미스의 기타는 정말 매력적이라는 생각이다.
공부도 연습도 열심히 해서 언젠가 나도 저런 연주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근데 이건 솔직히 자신이 별로 없다. ㅠㅠㅠ
비슷한 의미로 닉 선생님도 추가!!!!!
고인의 명복을....
4순위, Starsailor, Silence is easy
스타세일러 1집을 좋아한다. (이 노래는 1집 아니다.) 사운드가 특히 좋았고 멜로디도 좋고 했지만 무엇보다 눈여겨 보게 된것은 코드의 간단함!! 1집 같은 경우에 보면은 코드가 4개 넘어가는 곡이 별로 없다. 아예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처음과 후렴 간주까지 똑같이 네코드로 쭉 가는 곡이 거의 대부분이다.
이 노래의 코드진행은 무려 E - A - E - A 다!!! 두가지의 코드로 만든 노래라는게 놀랄만큼 전혀 지루한 느낌을 주지 않는다.
대학때 스쿨밴드를 했었다. 노래한다고 했고 조끔 하다가 기수에 베이스 멤버가 없어서 베이스 쳤다. 가끔 베이스 치면서 노래도 했다. 이때 처음 악기 만져봤고 현역에서 물러나며 베이스 안치고 기타를 조끔씩 쳤었다. 그리고 꽤 오래 모 밴드의 카피밴드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당시엔 관객도 쫌 있고 참 재미도 있었으나 시간이 갈 수록 점점 뻘쭘해져서 안하게 됐다.
그러면서 노래를 만들어 봐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오래오래 배움과 익힘없이 뻘짓을 반복했다. 처음만든게 '거짓말'의 인트로 부분!! 이것도 데미안 라이스 볼케이노 따라다다가 오! 이렇게 잡으니 재미있는 소리가 나잖아!!! 라고 해본거, 사실 만든 노래가 대부분 저런식으로 만들어졌다. ㅠㅠ
이거다!!!!!
아는게 별로 없으므로 항상 기본코드를 기본폼으로 잡고 곡을 만들어 보려고 했다.
배우고 익히지 않고 그렇다고 그만두지도 않고 쭉 이러다 보니 이쯤까지 되었는데 아는게 없고 표현력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자의식은 '내 곡은 항상 지루하고 별볼일 없어!!!!' 라고 열등감이 되어 버렸다!! 꾸준히 그런 이야기를 들어왔으니 어느정도 사실이기도 하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니 스케일이라던가 화성이라던가 보이싱이라던가 이런것들을 듣고 생각해보는게 굉장히 답답한 느낌을 주게 되면서 일단은 피하고 보되 언젠가는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문맹이 신문보고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치토스 같다고 할까... 결론은 학원에 갈시간이 되었다!! 아님 누가 나 좀 가둬놓고 알려줘요~~~~~
쨌든 자발적이든 그럴수 밖에 없었든지간에 사실은 나도 이렇게 적은수의 쉬운 코드로 좋은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아 그리고 스타세일러는 전부 같은학교 음대출신.....ㄷㄷ
5순위, The vines, Animal Machine
아 나도 미친척하고 밴드음악 하면서 기타 보컬 하고싶다...... 그리고 빠른템포의 음악도 나왔으면 좋겠다....... 리프도 만들고 그랬음 좋겠다....... 드럼님아가 박자도 만들어 주고 그랬으면 좋겠다...... 사운드 라는걸 가지고 싶다!!
이게 되려면 이런걸 같이할 수 있는 친구가 필요해. 근데 난 없다......... ㅠㅠ
해서 친구가 생겼음 좋겠다는 생각에 선정했다. 사실 나도 이런거 같이하는 친구있어서 이런 리프위주의 음악도 해보고 싶습니다!!!
덧붙이자면 요 동영상에서 다른 멤버가 완전 들러리 같다는 느낌이 드는건 좀 별로다. 고정멤버는 있으나 아마 바인스가 크레이그 원맨 밴드인듯, 과연 라이브 말고 녹음도 같이할까? 이런 친구는 안부럽다. 돈들어가니까.. 하하;;;;;